글: 편집부
사진: 삼굿마을 제공
이번 호에서는 정보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전통을 이어가는 강원 영월 삼굿마을을 소개한다.
삼굿마을은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산솔면 녹전 3리에 속하며, 서울에서 약 2시간 30분, 제천시와 원주시에서 50분~1시간 3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산촌마을이다.
버드나무가 많아 버들 유와 밭전 자를 써서 유전리로 불려온 이 마을은 하유전과 상유전으로 구분되는데, 조선시대에 이목리와 유전리 일대의 버드나무나 싸리를 이용하여 키나, 고리짝을 만드는 이목소(梨木所)가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목소는 군에서 동쪽으로 50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녹전초등학교에서 유전으로 가는 도로 좌측에는 유전리서낭당이 있다.
유전리에는 태백산 신령으로 신격화된 단종대왕에게 충신 추익한이 머루와 다래를 바치는 영정이 모셔져 있는데, 1972년 새마을운동 때 미신타파정책의 일환으로 면사무소 직원과 새마을 지도자들에 의하여 유전리 일원의 서낭당이 불태워졌다.
그러나 유전리 주민들은 서낭당에서 숙식을 하며 끝까지 반대하여 유전리 서낭당이 불태워지는 것을 막았다.
이렇듯, 전통에 충실하고 자부심이 강한 유전리 삼굿마을은 약 350여년이라는 세월을 통해 굳건히 지켜온 서낭당과 그밖의 다양한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마을로,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보존하기 위해 자체 생활사 박물관인 민속자료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새농어촌건설, 정보화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 산촌생태마을, 농촌종합개발사업에 지정되어 각각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부녀회 등 마을 자생단체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매년 가을이면 삼굿축제가 열리는데 전통문화의 발굴 및 보존에 주력하며 도시민들이 흙과 함께하는 농촌 생활 체험과 ‘삼-굿’ 재현, 전통혼례를 축제의 주요 테마로 삼고 있다. 삼굿축제는 ‘삼굿’을 체험에서 축제로 승화시킨 전국 유일의 삼굿테마 축제로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조화된 지역특화 문화행사이다. 이 축제는 명실상부한 지역의 대표 향토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굿축제와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 삼굿구이가 있다. 이 지역의 명품 먹거리로 잘 알려진 삼굿구이는 불에 달군 돌 위에 대마에 싼 음식물을 올리고 돌에 물을 끼얹어 발생하는 뜨거운 수증기로 음식을 익히는 전통적인 방식의 조리법으로 만들어진다. 강원도에서도 첩첩산중이라는 지역적 특색으로 인해, 언제나 먹을 것이 귀했던 터라 고구마와 늙은 호박, 닭 등을 넣어 찐 삼굿찜을 만들어 이웃들이 함께 나누며 춥고 긴 겨울을 견뎌낸 것으로 전해진다.
유전리에서는 오랜 세월 삼베 옷을 짜는 전통이 이어져왔는데, 삼굿구이의 탄생은 이 전통에 기대고 있다. 삼베의 원료인 대마를 거두는 시기가 오면, 줄기를 익히려 구덩이나 솥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삼굿’이다. 구덩이를 파고 돌을 넣은 뒤 불을 지펴 뜨겁게 달군 후 돌 위에 삼을 올리고 흙을 덮은 다음, 물을 부어서 그 열기로 삼단을 찌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때로는 구덩이 위에 큰 솥을 걸고 물을 부어 끓이면서 그 속에 삼단을 담가 돌리면서 찌기도 한다. 여기에 대마 대신 먹을거리를 쪄내면 삼굿찜이 된다. 600도에 이르는 뜨거운 수증기에 재료들을 오랜 시간 쪄내는 덕분에 삼굿찜의 맛은 부드럽고 촉촉하기 그지없다.
아름다운 풍광만큼 넉넉한 인심이 넘치는 삼굿마을은 60여 가구 120여 명의 주민이 가족처럼 오순도순 살아가는 태백산 자락의 소박하고 아담한 오지마을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는 가재들이 바위틈을 찾고 여름철 장마가 끝날 무렵에는 반딧불이가 밤길을 밝혀주는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가파른 산비탈에 진풍경으로 펼쳐진 밭에는 배추(절임배추), 콩, 더덕, 도라지, 황기와 같은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생산작물과 2차 가공식품들(약초 장아찌, 된장, 고추장)은 삼굿정보화마을 전자상거래 또는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가족이나 단체모임 또는 워크숍의 형태로 1박 2일 마을체험도 가능하다.
조상들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전수하고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 오는 한편, 삼굿마을에서는 정보화시대와 같은 호흡으로 움직이며 미래지향적인 마을의 청사진도 그려나가고 있다.
새농촌건설운동 우수마을과 퇴비증산 우수마을로 지정된 이후 주기적으로 정보화교육, 영농기술교육, 의식 개혁을 위한 교육 등을 받아오고 있다. 마을회관에서는 디지털 공부방을 설치해 정보화교육을 이수하고 있으며, 지금껏 60여회 교육을 받았다. 또한 해마다 1회씩 6번에 걸쳐 자율실천결의대회를 개최하여, 한마음으로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행사를 이어왔다.
유전리는 정보화마을 사업 선정을 통해 삼굿마을로 거듭나면서 오랜 숙원이었던 마을 정보화를 이루어 냈다. 정보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흡수되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던 산골마을에서 초고속 인터넷 이용 환경이 하나둘 갖춰지고 전자상거래와 같은 정보 콘텐츠를 구축해 나가는 동안 삼굿마을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지역주민의 정보 생활화가 이루어지고 수익이 증대되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직상승 하고 있다.
마을정보센터는 정보화마을의 공공부문 중추 시설로, 마을 주민을 비롯한 외부 관광객들이 쉽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DVD 시스템, 프로젝터, 영상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정보화 교육 및 워크숍 등 각종 회의장으로도 활용 중이다.
korean.visitkorea.or.kr
3good.invil.org
grandculture.net
두산백과
20평 규모의 마을정보센터의 위치는 녹전3리 마을회관 2층이며, 주요 시스템은 컴퓨터 16대, 프린터, 스캐너, 프로젝터, 비디오 등이다.
현재 PC 보급 가구당 일정액의 기금 납부를 통해 센터를 운영중이며 향후 정보화마을 운영과 각종 사업(전자상거래, 체험 행사, 직거래장터 운영 등)을 통하여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센터에는 프로그램관리자 1명이 상근하고 있고, 군 정보통신담당과 읍사무소 담당자가 각 1명씩 비상근으로 관리 및 운영지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