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대부분이 먹어봤을 낙지. 갯벌에 서식하는 낙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갯벌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신안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수많은 사람이 찾는 낙지는 아직도 미지 의 생물과 다름이 없다. 바로 갯벌 속에 굴을 파고 서식하기에 정확한 개체수의 파악과 서식패턴이 확인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그간의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드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낙지 자원량 관리 서비스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안하였다. 갯벌에 드론과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최초의 사례이자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2년 연속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빌리지 사업에 선정되어 낙지자원 관리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신안갯벌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생태계를 인정받아 지난 2021년 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신안갯벌은 수많은 섬들과 섬 사이사이의 크고 작은 조수로로 인해 형성된 다도해형 갯벌로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 중 가장 넓고, 갯벌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갯벌이 나타나는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는 ‘모래-자갈 선형체’라는 특이퇴적체가 존재하고, 최대 40m에 이르는 세계최고 수준의 두꺼운 펄갯벌이 발달하고 있다. 이러한 갯벌을 기반으로 144종의 해조류, 900여종의 저서동물이 출현하고 있다. 그 중 낙지는 갯벌에서 최상위 포식자로서 먹이사슬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낙지는 지역어민들에게는 고소득 자원이자 소비자에게는 최고의 보양식 중 하나로 지역경제와 건강에 이바지하는 갯벌생물이다. 그러나 지역 인구감소와 어촌의 초고령화, 남획, 해수온상승 등에 따라 낙지의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을 반영하여 신안군은 그동안 갯벌과 낙지의 연구를 추진해온 연구소들과 함께 낙지자원 관리시스템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
신안군에서 추진한 [드론·AI 기반의 지능형 낙지자원 관리] 시스템은 최우선적으로 낙지라는 갯벌생물을 타겟으로 한 자원관리에 있다. 용어의 생소함과 새로운 적용이라는 점에 따라 낙지를 더 쉽게 많이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물론 자원량의 파악을 통해 수월한 조업에 지원이 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지속적인 어업활동을 위한 낙지 자원관리에 있다.
<그림1> 신안군 드론·AI 기반의 지능형 낙지자원관리 개념도
신안군의 드론·AI 기반의 지능형 낙지자원 관리는 총 2년에 걸쳐 기술개발과 고도화가 이루어졌다.
먼저 사업지역은 낙지 조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속적인 어획량 감소와 외부어선 조업에 따른 분쟁이 많은 지역으로 선정하여 1차년도에는 신안군 도초도 갯벌낙지어장, 2차년에는 신안군 지도읍 선도 갯벌낙지어장을 선정하였고, 추가 후보지에 대한 기본조사를 진행하였다. 기본적으로 신안군을 비롯한 컨소시움이 기존에 연구하고 확보했던 낙지에 대한 데이터들과 드론, 드론 영상을 분석하는 인공지능을 종합하여 추진하였다.
<그림2> 신안군 드론·AI 기반의 지능형 낙지자원관리 사업대상지
<그림3> 신안군 드론·AI 기반의 지능형 낙지자원관리 컨소시움 구성도
사업내용은 크게 3가지, ① 갯벌어장 낙지 조업 지원, ② 갯벌어장 낙지자원 관리, ③ 갯벌어장 안전관리로 구분된다.
<그림4> 서비스 분야별 적용 기술 및 데이터 흐름도
갯벌어장 낙지 조업 지원은 갯벌어장의 정밀지형도를 작성, 낙지 구멍(부럿)의 형태 학습이 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산출된 정보를 융합하여 분포도를 작성하였다. 정밀지형도는 드론을 활용하여 대상 갯벌을 고해상도 정사영상을 촬영, 이미지 정합과 고도측정을 통해 고도를 표현하는 지도를 작성하였다. 정밀지형도는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로서 주요 대상지인 도초, 선도를 포함하여 주요 갯벌낙지어장에 대해 정밀지형도를 작성하였다.
<그림5> 정밀지형도 제작
정밀지형도 작성 후 주요 대상지인 도초도와 선도 갯벌을 대상으로 낙지 부럿식별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시켜 낙지 자원 분포도를 작성하였다.
낙지자원 분포도는 개발한 알고리즘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분석된 영상자료와 현장을 비교분석하였다. 지역 내에서 낙지 장인으로 선발되거나 수십년동안 낙지 맨손잡이 전통어업을 해오신 지역분들의 도움을 받아 알고리즘이 분석한 낙지 부럿에 대해 어민분들의 검토과정과 실제 갯벌현장에서의 검증을 통해 정확도를 90%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보유했던 부럿 이미지 데이터를 추가 확보하여 지속적인 알고리즘 학습을 위한 자료를 확보했다.
<그림6> 낙지 부럿 이미지 확보 및 현장검증
이러한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주요 갯벌낙지 어장별 분포도를 작성하였다. 이 분포도는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 지역주민분들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지역주민들에게 어플을 제공하여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확인이 가능토록 배포하였다. 이 시스템은 정기적으로 촬영한 드론영상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켜 업로드할 예정으로 지속적인 시스템 운영관리를 통해 유지할 예정이다.
<그림7> 낙지자원 분포도
낙지자원 관리지원은 주로 분쟁이 일어나는 외지인의 낙지잡이 조업과 관련하여 불법어업근절을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 지역에서 관리하는 갯벌낙지어장은 마을어장으로 지역어촌계에서 관리하고있는 지역이다.
더불어 신안갯벌은 국내 최대 습지보호지역으로서 신안군에서 매년 수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어미낙지 교접방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밀물 시 물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공유수면으로서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지역으로 외지인이 어선을 활용해서 조업을 하는 경우에는 법적인 제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역어민들 입장에서는 관리하는 어장의 낙지자원의 유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낙지자원 관리 서비스는 지역의 어장에 출입이 허가된 지역어선이 아닌 경우에 기록과 알람이 되도록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인공지능 카메라를 도입하였다. 인식의 범위는 지역어선에는 자동인식 센서를 부착하여 인식범위내에 센서가 부착된 지역어선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반응하지 않고 센서가 미부착된 외부어선이 들어오는 경우에 알람이 울리도록 하였다. 이 시스템은 어민들간의 분쟁의 횟수를 줄여주고 향후 지역의 낙지자원의 효율적인 관리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데이터를 쌓아갈 예정이다.
<그림8> 외부 불법조업 근절을 위한 감지 시스템
갯벌은 언제나 친숙하지만 매우 위험한 공간이기도 하다. 갯벌에 발달한 크고 작은 조수로가 매우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어 밀물 시에는 잠깐 한눈 판 사이에 고립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요 갯벌낙지어장에서의 갯골정보도를 제작하였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물이 빠진 갯벌에 진입하여 본인의 위치가 고립되는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안전사고의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9> 갯골 정보도
신안군은 1,000개가 넘는 섬과 갯벌로 구성된 지역으로 갯벌에서 나는 수산물이 주 소득원인 만큼 더 넓은 지역에 해당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패류들과 낙지의 먹이원인 칠게 등 다양한 생물들에도 확대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서비스를 활용할 계획 하고 있다. 또, 지역어민의 권리 보장과 낙지자원의 유지를 위해 조업 지원 시스템과 자원관리시스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향후 갯벌수산자원의 관리정책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