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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D Column

일상으로 스며든
디지털 지역혁신

글_ 김종업 광명시디지털혁신교육센터 센터장

들어가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은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되었고,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신기술이 없는 생활은 상상이 쉽게 되지 않는다. 즉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지역혁신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디지털 지역혁신은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방정부-기업-대학-연구기관이 함께하는 지역 디지털 혁신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사업까지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한 것을 알 수가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지역의 디지털 혁신 사례와 함께 일상에서의 디지털 서비스 혁신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역대학 중심의 지-산-학-연 디지털 혁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생산방식의 혁신을 의미하는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이 필요하다.
2016년 처음 등장한 이후에 여전히 모호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개념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주제인 디지털 전환(DX)은 AI, 클라우드, 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의 조직 문화, 비즈니스 모델 및 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통해 시장 변화와 고객 니즈에 대응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 디지털 전환에 대비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는 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대기업의 경우 일찍부터 준비를 해왔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정과제로서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 ‘스마트 제조혁신 정책’이다.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울산광역시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을 통해 약 500개의 기업에 대해 지원이 이루어졌고, 이는 울산지역의 10인 이상 제조공장 등록 수 약 3,000개를 기준으로 15%에 해당된다. 그렇지만 중앙·지방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중소기업이 아직은 많고, 선정된 기업 역시 인력의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 교육, 구축한 시스템 운영(유지 및 보수 등) 교육 등이 절실한 것이 현재 상황이다.
또한, 지역 내 3개 산단(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매곡일반산단, 테크노일반산단)이 2022년 노후 거점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사업지구로 지정될 만큼 노후화로 인한 산단 대개조와 디지털 전환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시급한 지역의 디지털 전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대학이 중심이 된 지-산-학-연의 지역 디지털 혁신 체계가 구성되었다. 즉 울산광역시와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울산테크노파크, 지역대학 및 산업체, 지역 연구 기관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디지털 융합 혁신을 위한 종합적인 교육·연구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출처: 울산광역시청

더불어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기업에 대한 애로기술 지원과 전문가를 활용한 컨설팅 및 기술 지원도 진행한다. 특히 지역의 울산대학교는 글로컬대학 추진 과제 가운데 하나로 정하고 ‘중소기업 디지털 융합혁신을 위한 DX센터 신설’을 추진 중에 있는데, 향후 DX센터는 데이터 분석,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재직자 디지털 전문교육과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지원하게 된다. DX센터는 산업 수도 울산에 제조데이터 기반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제조기업의 질적 수준 향상 및 추가적 가치 창출을 지원하고 산업 대전환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지역 중소기업은 DX센터를 통해 기술 접근성이 향상돼 디지털 전환의 진입 장벽을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지역대학 중심의 지-산-학-연의 지역 디지털 협의체를 통해 다른 기업 및 지역 혁신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 디지털 혁신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새로운 기술의 활용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분야가 전통시장과 소상인들이지만, 정책적인 지원의 우선 대상에서 후순위로 밀리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혁신이 가장 시급한 곳 역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이기도 하다. 즉 현재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관련된 디지털화는 그 수요에 비해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편이며,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오더나 온라인 쇼핑몰 진출 등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출처: 제주특별자치도
•주 : 디지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제주시 칠성로상점가 전경.

이러한 문제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유사한 실정이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한 격차 해소가 지역 디지털 혁신의 중요한 부문이 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전환과 격차 해소를 위해 전통시장 상인 및 상인회 대상 맞춤형 디지털 교육, 디지털 전문가 컨설팅 지원을 통한 개별 가게의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과 이행, 대기업의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한 협력 모델 구축 등이 대표적인 지원방안이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의 디지털 역량 강화로 혁신을 도모하는 대표적인 곳이 제주특별자치도로 제주연구원, 신용보증재단, 경제통상진흥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유관기관과 지역 전통시장의 소상공인이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 혁신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 특히 제주시 칠성로 상점가 점포를 대상으로 젊은 고객층 유인과 매출액 향상을 위해 소상공인 온라인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으며, 제주도-제주관광공사-알리페이플러스(Alipay+)와 함께 진행한 전통시장 소비 촉진 프로모션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들을 토대로 하여 지역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기관이 디지털 전환 마케팅 교육 실시와 최근 주목을 받는 챗GPT 활용,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및 인스타그램 마케팅 활용법 등 실용적인 교육과 함께 메타버스 기반 전통시장 표준 플랫폼 개발 등 디지털 전환과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은 시대의 흐름이며,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의 디지털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상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챗GPT 활용 등 최신 기술을 포함한 디지털 대전환 관련 교육사업을 추진하여 지역 디지털혁신을 구현하는 계획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가장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여름을 즐기는 디지털 혁신서비스

2024년 6월 행정안전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올 여름의 대표적인 공공서비스로 ‘디지털 관광주민증1)’을 선정하였는데, 이 주민증 하나로 다양한 할인 혜택부터 여행코스 가이드까지 가능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디지털 관광주민증’으로 전국 34개 지역2)에서 숙박 및 식음료 등 각종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1)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인구감소 지역을 찾는 여행객에게 발급하는 일종의 ‘명예 주민증’이다. 2022년부터 도입된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이용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여 지역 방문과 체류 기간을 늘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2) (강원) 평창, 정선, 삼척, 양양, 영월, 태백, 홍천, (충북) 옥천, 단양, 제천, 괴산, 영동, (충남) 태안, 예산, (인천) 강화, (경기) 연천, 가평 (전북) 고창, 남원, 무주, 임실, (전남) 신안, 영광, 장흥, 해남, (경북) 고령, 안동, 영덕, 영주, (경남) 거창, 하동, 합천, (부산) 영도구, 서구 등이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이에 따라 무더운 여름이 되면 대다수 시민들은 더위를 피하고 여가를 즐기기 위해 여름휴가를 즐기게 되는데,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스마트한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강원 평창으로 여름휴가를 계획한 A씨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활용하여 지역 맛집이나 관광명소 등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정부에서 발행하는 일종의 ‘명예 주민증’과 같은 것으로, 이를 통해 현지에서 여행지 입장료는 물론, 유명한 카페와 숙소까지 최대 50% 할인이 적용되었다. 더불어 지역에 대한 축제, 방문 팁뿐 아니라 여행코스도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AI 여행 플래너’ 기능도 있어 여행 계획을 짜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행안부가 ‘디지털 관광주민증’와 함께 추천한 디지털 기술 기반 추천 공공서비스3)로 ‘국내 수하물 짐 배송 서비스(국토교통부)’는 공항에 도착한 승객의 짐을 배송업체가 대신 찾아 숙소·자택 등 목적지까지 배달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전국 권역별 5개 공항(김포·김해·청주·대구·광주)과 제주공항 간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며, 운항 노선이 있는 김포와 광주, 김포와 김해 구간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더 많은 지역에서 ‘빈손 여행’이 가능해졌다. 배송 서비스는 출발 하루 전까지 통합예약 누리집 또는 짐 배송업체인 짐캐리 에어패스 누리집을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배송 서비스 지역은 공항이 있는 곳의 전 지역(예: 김포공항-서울 전 지역, 제주공항-제주도 내 전 지역)이다.4) 이처럼 시민들이 누구나 쉽게 여름휴가를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의 제공 역시 디지털 기술을 적극으로 활용한 혁신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서울특별시는 스마트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온라인 지도 정보 플랫폼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여름철 즐길 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서울맵은 서울 생활에 필요한 행정 정보를 문자가 아닌, 지도로 형상화한 플랫폼으로 복지, 문화, 경제, 교통 등 250여 종의 도시생활지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학구도(지역별 배정 학교)’ 지도부터 ‘서울 둘레길’, ‘기후동행카드’, ‘자전거도로’, ‘서울키즈 오케이존’ 등 민간 지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시민을 위한 정책정보를 디지털 지도에 담아 시민과 소통 중이다. 3) 각 기관의 공공서비스 중 이슈·시기별로 국민이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선정해 매월 소개하는 정보 콘텐츠다.
4) 단, 대구공항은 인근 경산시까지 가능하다.

출처: https://v.daum.net/v/20240625060043022(뉴시스)
•주 :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절기 ‘하지(夏至)’를 하루 앞두고 서울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한 20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시민들이 수영을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2024.06.20.).

서울시는 여름휴가와 방학을 맞이하여 ‘신나는 서울 여름’, ‘이동노동자 얼음물 지도’, ‘서울로 떠나는 캠핑’, ‘서울축제 여름편’ 등을 제공한다. ‘신나는 서울 여름 테마’에서는 수영장, 물놀이장, 바닥분수 등 위치 관련 정보부터 운영시간, 이용 방법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자치구별 물놀이 장소도 지속적으로 추가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자전거와 도보로 한강공원을 오가는 시민들을 위한 ‘한강 나들목’, ‘한강 승강기’ 위치, 이용 노선 등의 정보도 담겨있으며, 서울축제 여름 편을 통해서는 6-8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17개 문화예술 축제의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다.
서울특별시의 스마트서울맵은 문자로 된 정보 대신 지도를 이용한 지역 디지털 혁신의 도구로 시민들이 서울 도심 곳곳의 여름 즐길 거리를 통해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지역혁신이 만드는 일상의 변화

AI, 빅데이터,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의 디지털 기술들은 공공행정 서비스에서부터 일상생활까지 우리 삶과 함께 하는 생활의 동반자가 되었다. 디지털 혁신은 중앙정부, 수도권,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통시장, 소상공인, 지역대학까지 포함하는 모두의 공유물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더딘 발걸음을 보여줬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역대학까지 디지털 기술 기반의 지역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게 되었고, 우리 일상생활인 여름휴가나 배송서비스까지 디지털 기술을 통한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디지털 혁신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이다.
이제 디지털 지역혁신은 우리의 일상이자 변화의 중심이 된 것이고, 비즈니스에서 삶까지 같이 가야 하는 일부분이 되었다.

참고문헌

https://v.daum.net/v/20240625060043022(뉴시스)
www.jeju.go.kr(제주특별자치도청)
www.ulsan.go.kr(울산광역시청)
www.visitkorea.or.kr(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