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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말투와 태도

조용한 럭셔리
올드머니

글: 편집실

‘올드 머니(Old Money)’는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부, 혹은 그런 부를 소유한 부자를 일컫는다.
신흥 부자(벼락부자, 졸부)인 ‘뉴 머니(New Money)’와 달리 이들은 겉으로 돈 많음을 자랑하는 대신 ‘조용한 럭셔리’와 ‘스텔스 웰스’를 추구한다.

대대로 물려받은 자산을 가진 부유층

올드 머니는 대대로 물려받은 자산을 가진 기득권 부유층으로, 영국을 필두로 유럽의 전통 있는 귀족 가문들이 대표적이다. 가장 유명한 것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한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17세기부터 부를 물려 내려온 가문이고, 후손과 재산도 국가별로 있다. 현재는 영국이 가문의 본가다. 이들 말고도 각 국가에서 내려온 전통적 귀족 가문, 부유층 가문이 올드 머니다. 미국에서는 19세기에 은행, 건설 등 산업에서 얻은 기회를 통해 신흥 부자가 된 뉴 머니가 이후 대대로 부를 물려주며 현재는 올드 머니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 올드 머니인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SK그룹, 신세계그룹 등은 3~4대로 물려받으며 부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엄밀히 말해 20세기 초중반의 뉴머니였다. 뉴 머니가 대를 이어가며 올드 머니가 된 셈이다. 뉴 머니는 투자와 창업으로 큰돈을 번 신흥 부유층을 뜻한다. 한마디로 뉴 머니는 자수성가다. 자수성가해 부자가 되면 그 자녀, 손주는 자연스럽게 자산을 물려받으며 부를 이어가는 올드 머니가 되는 게 보편적이다.
올드 머니는 상속받은 재산을 토대로 여러 대에 걸쳐 예술에 투자하고, 문화 자산을 쌓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부와 자선에 적극 나서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전통과 헤리티지(유산)를 지녔다. 이러한 올드 머니의 소비와 패션, 라이프 스타일과 감성, 취향과 문화 따라 하기가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올드 머니 패션, 절제되면서 우하하고 세련된 노출

올드 머니는 부를 과시한다기보다 스스로를 절제하고, 우아하게 행동하는 법을 어릴 적부터 배우곤 한다. 유럽 상류층 자제들이 즐겨 입는 재킷이나 구두 등 클래식하며 고급스러운 착장들이 올드 머니의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최신 트렌드가 빨리 반영되는 플랫폼 틱톡에서도 올드 머니와 관련한 키워드나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여러 해외 셀럽들도 슈트와 같은 올드 머니 룩을 즐겨 입는 추세다.
최근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올드 머니 패션은 절제된 우아함, 클래식한 디자인, 고급 소재라는 3가지 요소를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함을 지니고 있고 절제되면서 우아하고 세련됨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올드 머니 룩은 부를 과시하지 않는다. 무채색에 가까운 모노톤으로 단조로움을 강조하고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고전적인 우아함을 추구한다. 소재와 모양 등 디테일에 힘을 싣는 대신 화려한 패턴이나 디자인을 지양한다. 올드 머니 패션은 기존에 존재하던 미니멀, 클래식 스타일과 궤를 같이하지만 ‘드러내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고급진 소재 등으로 은은하게 귀티를 내는 것이기에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캐시미어 등으로 제작된 옷을 사야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등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패션이기도 하다.

자신의 주체적인 태도가 중요해

올드 머니 패션이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식주의 한 영역을 담당하는 만큼 사회문화의 흐름과 패션트렌드는 함께 움직인다. 기존의 강력한 트렌드에 대항하며 떠오르는 트렌드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기에 한동안 유행하던 화려한 패턴과 거대한 로고로 포인트를 주던 레트로 무드의 패션이 정점을 찍은 뒤, 올드 머니 패션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SNS에 명품, 오마카세, 호텔 숙박 등의 소비를 과시하는 트렌드에 질려버린 MZ세대가 이에 대한 반감으로 올드 머니에 대한 선망의 마음을 갖게 됐고 그들을 따라하려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유행을 따르다가 본질을 놓치는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다. 올드 머니 룩에서는 옷 자체보다는 그 옷을 입는 사람이 럭셔리한 무드에 맞는 품위 있는 말투와 태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재산을 상속받고 교육을 받으며 자란 상류층의 자제들은 깔끔한 헤어스타일과 교양 있는 말투 등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스텔스 웰스’를 드러낸다. 비싼 소재로 만들어진 옷을 사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채 올드 머니를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스타일과 구매력에 맞게 올드 머니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적용시키고 교양 있는 말투 등을 연습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주체적 삶을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출처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2461437
http://www.iconsum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25678